"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
9월1일 부터 마산문학관에서 시작된 특별기획전에 대한 소감을 묻는 필자에게 고사성어로 답을 하는 이는 대한민국 1세대 사진작가이며 현존 최고령 사진문학가인 강신율(96)선생이다.
경남 마산의 월영동에 있는 선생의 아파트를 찾아 그의 '카메라와 함께한 80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선생의 젊었을적의 모습
"사람으로서 이름을 알리는 일이고 또 나를 찾아주는 이가 아직도 있다는 뜻이니 영광이죠"
그가 손때 묻은 '니콘'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
"매형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 멋있게 보여 어깨너머로 배우다보니 벌써 80년이 되었다"며 시간을
되돌렸다.
강선생은 카메라와 인연을 맺은 것이 그의 나이 15세쯤 이었다고 회상했다.
매형을 따라다니며 사진에 심취하였으나 정작 학교는 일본의 오오사카에 있는 대학에서
현악을 전공하였고 결국 중퇴하였다.
강선생은 인물사진이나 보도사진 보다는 주로 풍경과 여체,어린아이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모친이 고전읽기를 좋아하여 그영향을 받아 문학에도 취미를 가져 지역문인들과도 깊이 교류하였다. 특히 김춘수,김상옥등 통영문학인들과 어울리며 문학가로서도 인정을 받기도했다.
"모든 예술은 문학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는 강선생은 "좋은 사진작가가 되기 위해선 문학에대한 이해력이 필수이며 문학의 뿌리가 약하면 좋은 사진작품이 나오질 않는다"고 역설했다.
"시는 영상이다.황진이의 시는 그것이 곧 사진인 것이다"라며 문학과 사진의 동질성을 말하는 그에게 사진과 문학은 그의 인생을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
강선생이 부인과 20여년전에 사별하고도 지금껏 작품활동을 계속할 수있었던 것은 단지
사진과 문학에 대한 열정이었다고 한다.
부인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던 것같다.
"내 가장 친한 친구의 동생이었지"하며 옛시절을 회상하는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미용기술을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일본에 유학하였는데 기숙사 생활이 힘들다하여 우리집에서
하숙을 하였는데 그만..."하며 젊은 시절의 로맨스를 들려주며 즐거워 했다.
50여년전 강선생이 운영하던 조광사진관(옛 마산극장 앞,지금의 통술거리부근) 앞에서 부인과 함께한 사진
"선생님의 작품은 주로 풍경을 담은 것들이 많습니다"
미수(88세)를 기념해 그의 제자들이 헌정한 사진 작품집을 펼쳐보며 질문을 했다.
"이 세상에는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강선생은" 우주삼라만상이 풍경이라 주로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고 했다.
또한 그는 "지구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 어린아이와 여체 그리고 꽃"이라며 그의 사진에 나오는 작품들을 설명했다.
요즘도 강선생은 그의 아파트 뒷산에 있는 선생의 농장에 올라가 꽃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선생을 보면서 김춘수의 '꽃'이 생각났다)
강선생은 특히 목련을 좋아하여 그의 농장에 천그루의 목련을 심고 가꾸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 사진은 왜 찍으시죠?"
질문을 하고 보니 참 생뚱맞았다.
선생이 빙그레 웃으며 답을 했다.
"아름다운 것을 오래도록 곁에두고 보고 싶어서..."
구순을 넘겨 백수를 바라보는 선생의 소망이 궁금해졌다.
"소원? 난 내가 가야할 길을 잘 찾아온 셈이라 후회는 없고 다만 저 하늘로 갈 때에 편안하게 갔으면 해"
강선생은 오래전 사고로 오른쪽 다리에 철심을 넣는 수술의 후유증으로 걸음이 조금 불편했고
당뇨등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외견상으로는 건강한 모습이었다.
특히 사진과 문학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소년같은 표정이 되어 세월을 잊은 듯했다.
사진에 관한 연구 논문도 다수 있다
그의 사진역사를 말해주는 카메라들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한정호 학예사와 전시실을 둘러보고있는 강신율 선생
강선생의 아파트에서 바라본 마산 앞바다 풍경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를 사정상 처분하게 되어 자녀들과 같이 있게 되었는데 선생이 보관하던
자료가 너무 많아 사회에 기증할 곳을 찾던중 마산문학관에서 관심을 보여 자료 모두를 기증했다.
마산문학관의 한정호 학예사는 "선생이 소장한 자료는 이 지역의 사진역사를 모두 볼 수있는
소중한 것들"이라며 "우리 지역에 하루빨리 사진전문 박물관이나 전시관이 생겨 선생이 기증한
자료들을 잘 보관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마산문학관측은 2층 기획전시실에 선생이 기증한 자료들을 분류하여 "사진에 담은 문학풍경" 이란 타이틀로 강신율선생의 특별회고전을 마련했다.
2개월 동안 열리는 강신율선생 전시회에 사진이나 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찾아보기를 권한다.
(☎055-220-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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