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니님 : 영국인들과 박지성 [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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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127563I 2009.07.25 | 추천 61I 조회 11744 |
영국인들과 일본인들은 섬나라 국민 특성상 자신들을 잘 드러내지 않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남들의 내면에도 관심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관심 무척 많습니다. 그렇지만 관심이 많더라도 노골적으로 자신의 의중을 들어내면서 상대방에게 묻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꺼릴듯한 내용이라면 더욱 그러하지요. 그러하다보니 툭하면 날씨 이야기나 하면서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지요.
영국에 살면서 경험한 몇가지 사례들을 떠올려보면...
영국에 유학온 학생들을 집에 초대해서 밥을 몇번 먹은적이 있는데 집 근처 이웃 누군가가 시청(Council)에 편지를 써서 신고를 했습니다. 집에서 무슨 장사를 하는 것 같다고 쓴 모양이에요. 관계 당국에서 조사를 나왔고 그때 참 황당했지만 열심히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설득해서 별탈없이 넘어갔습니다.
또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옆집 할머니로 추측이 되는데..너무 많은 사람이 사는 것 같다고 시청에 신고를 했고 시청에서 직원 한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거래하는 부동산이 어디나고 묻는 겁니다. 공무원인 관계로 의아했지만 알려주었지요. 그런데 며칠 후 월세를 매달 받아가는 부동산 측에서 편지가 왔는데 아주 심각한 어조로 (쉽게 말하면 고객한테 질릴정도의 문체로 다그치는듯한 어조로) 시청측에서 불평(complain)을 말하는 편지가 왔으니 집에 조사를 나오겠다는 겁니다. 기분이 나빴지만 어쩔수 없었지요. 실제로 조사가 진행되었고 , 6개월에 한번씩 하던 집 조사(inspection)를 3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겁니다. 마음이야 당장 이사가고 싶었지만 집 구해서 이사가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참았습니다.
뒷 가든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상황이 있었는데 연기가 좀 심하게 피어 올랐나 봅니다. 또 옆집 할머니(이건 거의 확신 함) 가 시청에 편지를 보냈어요. 당장 시청에서 편지가 날아왔습니다. 주의를 주는 편지였습니다. 영국에서 좀 살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국의 노인네들이 자기 집 근처의 외국인에 대해서 설령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 사이라 할 지라도 늘상 관심을 가지고 감시(?)를 합니다. 몇번 경험하다보면 아주 짜증 납니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정내미가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영국 유학 초창기 시절 영국인집에서 방하나 얻어서 하숙을 했었습니다. 어느 날 주인 아저씨랑 사소한 마찰이 있었는데 내용인즉슨 전기 사용에 관한 것이엇습니다. 이야기인 즉슨 공부를 하면서 사용하는 전등은 상관없지만 왜 공부도 안하면서 밤 늦게까지 전기를 사용하는냐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방안에서 공부하는지 안하는지 어떻게 아냐고 물었더니 밤새도록 전등은 꺼져있고 TV만 켜져있었다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내방을(내 방 창문을) 직통으로 바라보는 건너집에 친구분이 살고있었던 겁니다. 이렇듯 영국인들은 겉으론 드러내지 않지만 속으로 엄청 호박씨를 깝니다.(여기서 이 표현이 적당한지 모르겠네요..)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디에서 뛰고있는 박지성 선수를 그의 재계약 문제와 관련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부 소수 팬들은 가끔 결정적인 순간에 실망을 주는 퍼기경과 구단측의 태도때문에 그냥 확 다른 팀으로 (조금 레벨은 떨어지더라도 안정적으로 뛸수있는 팀으로) 옮겨가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다수는 정상급 팀인 그곳에서 계속 활약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봅니다. 박지성 선수 본인도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한 계속 남아있고 싶어하는것 같구요.
구단의 내부 사정을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그곳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영국의 기자들은 나름대로 갖는 감이 있습니다. 구단 내부의 아는 사람들도 많구요. 맨체스터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여러신문에 박지성 선수의 재 계약건과 관련하여 부정적 추측성 보도를 냈었던 것은 제 생각엔 다 나름대로 그럴만한 원천이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즉 구단 내부에서 100%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거지요. 주판알을 튕겨보고 확신이 서면 진작에 재 계약이 끝났을텐데 그러하지 않다는 방증이지요.
퍼기경이 지지난번 챔스리그 결승에서 JSP를 뺀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고 하면서 지난번 결승에선 반드시 출장시키겠다고 했지요. 전 이 이야기가 언론에 나왔을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아 퍼기경이 곧 있을 한국방문을 염두에 두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퍼기경은 축구 감독이지만 구단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간단한 위치가 아닙니다. 구단의 이익과 미래를 위해서 경영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구단 고위층의 일부이자 실행 멤버인것입니다. 높으신 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생각을 공유하고 있고 그런 전략에 맞추어서 발언(언론 플레이)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호날도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나는 것이 확실해진 다음에야 그제서야 테베스를 잡을려고 하는 시늉을 합니다. 주판알을 튕겨보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면서도 호날도의 빈자리가 제대로 메워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테베스를 잡을려고 시늉을 했던 것인데 이를 간파한 테베스측이 자존심이 상해 떠나버렸던 것이지요. 진정으로 구단이 테베스를 잡을려고 노력했다면 잡을 수 있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는 겁니다.
JSP의 실력은 나름 인정하면서도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 정도는 아니라고 구단 고위층 내부는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다만 한국 및 아시아 시장에 대한 마케팅 측면에서 JSP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크기에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이 더 필요했겠지요. 아마도 이번 아시아 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이 부분에 대하여 확신을 가졌을겁니다. 그러니 재계약은 이루어진다고 볼수있지요. 그러면서도 협상의 이익을 위하여 전술적으로 확언을 하지는 않습니다. 최대한 구단의 경제적 이익 관점에서 생각하고 자신들이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들의 의중대로 계약을 완성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종이라고 볼수있을것 같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2018년 월드컵 유치전략과 맞물려서 JSP를 최대한 이용하여 정몽준 FIFA 부회장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숨겨진 의도도 잇지 않을까 그런 추측도 해보게 됩니다.
우리 생각에 팀에서 필요하면 그냥 쉽게 계약하면 될 것 같은데 그러지 않는 이유는 구단의 각종 이해관계에서 최대한 활용하려는 측면이 숨겨져있다고 여겨집니다.
결론적으로 JSP는 재계약을 할 겁니다. 그것도 좋은 조건으로 말입니다. 막상 결과가 나왔을때 한국 국민들이 계약 조건(연봉및 계약 기간)에 다소 실망한다면 그들은 더 큰 것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선수의 연봉은 그들이 추구하는 맨체스터의 장기 미래 전략에 비추어볼때 그리 큰 의미는 아니기에 질질 끌다가 선수 본인과 한국민들의 실망을 유발하는것보다 연봉 제대로 대우해주고 한국민들의 감격을 사려고 할겁니다. 그래야만 미래에 훨씬 더 가치있는 큰 것을 얻을수 있다고 생각할테니깐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